여행

얼떨결에 떠나자

기대는 조금만 하고
눈은 크게 뜨고
짐은 줄이자

어디라도 좋겠지만
사람과 엉키지 않는
순수한 곳이라면
만사를 팽개치고
뒷일도 접어두자

여정에 뛰어들어
보물이 드러나면
꿈꾸던 보자기마다
가득히 채워오자

문물을 얻지 말고
세상을 담아오자
태엽을 달아
늘어지게 우려먹자

돌아오면 바로
어디론가 곧
떠날 준비를 하자

– 임영준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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