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과 음바페

월드컵 시즌이니 월드컵에 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한 청년이 있습니다.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입니다. 인상 좋고 선해 보이는 이 청년의 나이는 19살입니다. 1998년 12월 20일 생입니다. 제 큰 딸아이 보다도 두살이나 어린 나이입니다. 그런데, 지금 전 세계가 그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음바페가 더욱 빛나는 것은, 전 세계 1, 2위를 다투는 아르헨티나의 메시와 포르투갈의 호날두가 16강 전에서 탈락하면서 입니다. 음바페는 메시가 뛰고 있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두 골을 넣고 4대 3으로 프랑스를 8강으로 이끌었습니다. 이와같은 기록, 10대 선수가 월드컵에서 한 경기에 두 골 이상을 넣은 것은, 1958년 스웨덴월드컵 결승전에서 당시 17세였던 펠레 이후 무려
60년 만의 일이라고 하네요. 부모의 덕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의 부모는 모두 운동선수인데, 아버지는 카메룬 출신의 축구 코치이고, 어머니는 알제리계의 핸드볼 선수라고 합니다.

음바페를 보면 왠지 1998년 월드컵에서 프랑스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티에리 앙리가 생각납니다. 달리는 모습도 그렇고 속도와 발재간도 그렇고 어딘지 모르게 앙리의 향기를 느끼게 합니다. 그러나,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일은 물론 아닐 것입니다. 그는 이미 만 16세 때에 프랑스리그 프로 축구팀(AS 모나코)에 입단했고, 2017년에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이적료와 함께 파리 생제르맹 (PSG)으로 옮겼습니다. 그는 이미 이렇게 세계 최정상의 자리로 달려가고 있지만, 그 젊은 청년이 자기의 성공만을 위해서 달려가고 있지 않다는 점이 참으로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는 ‘선행(善行)’으로도 유명한데, 가령, 이번 월드컵에 출전하면서 받는 수당 전액을 장애아동들의 스포츠 활동을 돕는 자선 단체에 기부한다고 하네요.

영국 언론, 텔레그래프에서는 그에 대해서 이렇게 논평했습니다. “열아홉 학생 대부분이 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있을 때 음바페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이미 믿을 수 없는 성취를 보여주고 있다.” 저는 이 기사를 읽으면서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과연 나는 이 청년처럼 나의 모든 것을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쏟아 붓고 있는가? 이것은 비단 10대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은 아닐 것입니다. 나이를 불문하고 우리가 생각해보아야 할 일입니다. 우리는 과연 나에게 주어진 그 길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운동장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 19살 청년 음바페를 보면서 바울의 말이 생각납니다. “세월을 아끼십시오. 때가 악합니다.”(엡5:16) 여기서 악하다는 말은, “타락하다”라는 뜻입니다. 타락한 세상은 우리의 세월, 곧 우리의 시간과 생명을 갉아먹고 있습니다. 우리는 정말이지, 쓸모없는 일들에 너무도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습니다. 바울이 자신에게 주어진 생명의 마지막 한 방울 까지도 다 쏟아서 주님을 섬겼던 것 처럼, 음바페가 젊음의 정욕을 엉뚱한 데에 낭비하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쏟아붓고 있는 것 처럼, 우리는 과연 나에게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우리는 이 악한 세대에 살면서 세월을 아끼고 있는가? 음바페가 부럽고, 바울이 존경스럽기만 합니다.

– 김해길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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