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은 내야 마음이 편하지…

[5월 27일 컬럼]
요즘처럼 뉴스가 많은 때에, 뉴스를 전하는 분들의 수고와 노력에 깊은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요즘 한국 소식을 들어보면, 북한의 비핵화에 관련한 뉴스 다음으로 많이 나오는 이야기가, 정계와 재계의 낯뜨거운 모습들입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세도가들이 추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는 이렇게 까지 한국이 썩어있었나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그러던 중에, 우연히 흐믓한 이야기를 하나 들었습니다. 2002년에 돌아가신 손기정 옹에 관한 일화입니다. 손기정 옹은 일제치하의 암울했던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딴 영웅입니다. 천주교로 개종하게 된
손 옹께서는 평생 후배들을 키우면서 체육계와 교육계에 큰 귀감이 되셨던 분입니다. 이분이 어느날 한 세무사를 찾아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세무사양반, 나를 좀 도와줄 수 있겠소? 내가 어디서 상금을 받았는데, 이게 공짜로 생긴 돈이니까 세금을 먼저 내고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네.” 연세도 높고 직업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니,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손 옹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그럴 수는 없지. 내가 지금까지 한평생 얼마나 많은 혜택을 국가로부터 받았는데. 세금을 먼저 내야지. 내가 이제 나라를 위해 도움을 줄 것이 아무것도 없지 않아? 이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데…” 그래서 법적으로 낼 수 있는 가장 많은 세금을 내고서야,“그만큼은 내야 마음이 편하지…”하면서 만족하고 돌아가셨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회사의 재정과 모든 수단을 이용해 자기의 배를 불리고 갑질을 일삼는 어느 재벌일가의 추한 모습을 요즘 뉴스를 통해서 자주 듣습니다. 최고 권력에 있던 분들이 줄줄이 구속이 되고 법정으로 끌려나오는 모습도 보게됩니다. 국가권력을 떡 주무르듯 주무르며 대한민국 최대의 기업의 후계자가 된 사람이 멀쩡하게 풀려나는 소식도 듣습니다. 저들은 여전히 그 막대한 재력과 권력을 이용해 어떻게 해서든 지금의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고 몸부림 칠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모든 일들이 얼마나 어리석고 부끄러운 일인지를, 그들이 하나님 앞에 서는 날에는 분명하게 알게 될 것입니다.

자신이 받은 은혜가 너무 커서, 어떻게 해서든 세금을 더 내려고 애썼던 한 노인의 이야기를 흐뭇한 마음으로 들으면서 사도바울의 고백이 겹쳐서 생각납니다.“우리는 보이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바라봅니다. 보이는 것은 잠깐이지만,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하기 때문입니다.”(고후4:18)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언젠가는 다 드러나게 되어있습니다. 이 세상에서가 아니라면, 하나님 앞에서 모든 것은 다 밝혀지게 됩니다. 그러니 우리는, 곧 들통 나버릴 거짓을 뿌리며 살아가는 불쌍한 인생이 되지 말고, 어느 곳에서나, 누구에게나 진실되고 바른 삶을 살아가는 참그리스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김해길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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