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學歷)보다는 학력(學力)이 중요하듯…

(4월 8일 컬럼입니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학력(學歷)을 대단히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입니다.
아마도 유교의 영향이 깊이 배어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떤 학교를 나왔는지, 어떤 학위를 가지고 있는지를 보고서 그 사람의 능력을 결정하는 일이 허다합니다. 그러나, 확실히, 학력(學歷)보다는 학력(學力)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사람이 지금까지 어떻게 배움의 길을 걸어왔는가를 보면 앞으로 어떠할지를 대략 짐작할 수는 있겠지만, 이 두 가지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경우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모두가 같은 형편과 여건에서 공정하게 경쟁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부모님을 잘 만나서 좋은 과외선생님이나 입시학원을 다니면서 더 좋은 점수를 따고, 더 좋은 스펙을 획득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좋은 여건을 갖지 못해서, 좋은 재능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들이 이 세상에는 수두룩합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대학 신입생을 뽑을 때, 그 학생의 점수도 중요하게 살펴보지만,
그 학생이 보여주는 가능성과 열정등, 학력(學力)이 어떠한지를 살펴보려고 애쓰는 것 같습니다.

학력(學歷)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학력(學力)이 더 중요하듯이, 저는 신앙에서도 지금까지 지나온 나의 믿음의 이력을 가벼이 여길 수는 없지만, 그보다는, 지금
내 삶에 나타나고 있는 믿음의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신앙의 경력으로 치면 거의 40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 중에서 처음 20년은, 어린이 성가대도 하고, 교사도 하고, 대학부 회장, 청년부 회장 등등… 겉으로 보이는 경력은 꽤 괜찮았지만, 실상은 그 기간 동안, 저는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지 못했고, 구원의 확신도 없었습니다. 믿음의 이력은 화려했지만, 믿음의 능력은 바닥이었던 샘입니다. 저 자신의 경험이 그러했기 때문에, 저는 목사로서, 우리 성도님들의 믿음의 이력보다는 그 사람이 지금 보여주고 있는 믿음의 능력을 더 눈여겨봅니다. 과연 확실하게 예수님을 영접했는가? 믿는 사람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그 사람의 예배는 어떠하며, 헌금과 봉사는 어떠하며,
남을 섬기는 헌신과 겸손은 어떠한가?

교회에서나 목장에서는, 그 사람의 학벌이나 학력(學歷), 지금까지 지내온 이력을 뽐내는 일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또, 그 사람이 얼마나 재력이 있는가, 얼마나 유명한가, 얼마나 유능한가 등등, 지극히 세상적이고 세속적인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과 비교하며 ‘은근히’ 차별하거나 우대하는 풍토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이것은, 신앙의 본질을 망각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또, 그런 분위기가 되면, 그런 교회나 목장은, 진정으로 영혼을 구원하여 예수님의 제자를 만들어가는 사역을 감당할 수 없게 됩니다.

사회가 성숙해져가면서, 학력(學歷)보다는 학력(學力)이 중요하듯, 우리는
그 사람의 이력이 아니라, 가능성을 소중히 여겨주고, 그 사람의 세상 자랑거리 보다는, 주님 안에서 변화되어가는 아름다움을 자랑스럽게 바라볼 수 있어야하는 것입니다.

– 김해길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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