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가자의 길은 자기를 만나는 길 -고난주간특새에 즈음하여-

십자가의 길

내가 나를
업고 가는 길입니다
내가 나를
참아주며 걸어가는 길입니다
끊임없이
내가 나를 실망시킬 때에
나에게는 내가
가장 큰 절망이 될 때에
내가 나를 사랑함이
미워하는 것보다 어려울 때에
괜찮다
토닥이며 가는 길입니다
위로하며
화해하며 가는 길입니다
십자가는
밖에 서 있지 않고
십자가는
바로 내 안에 있다는 것을
휘청이며 넘어지며
깨닫는 그 길입니다
십자가의 길,
내가 나를 만나는 길입니다
(홍수희, 시인)

한 성도님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자기는,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 너무도 낯설고 어려운 일이라는 것입니다. 부모님에게 인정받지 못해서 항상 열등감에 시달리며 살아왔고, 그래서 무언가로 자기를 채우려고 이것저것 시도해보았지만, 그리고 많은 성공도 이루었지만, 그 어떤 것도 온전한 만족을 주지는 못한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홍수희 시인의 < 십자가의 길>을 읽으면서 오래 전에 한 성도님과 나누었던 그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어쩌면 내가 지고가야할 십자가중에 가장 중요하고도 무겁고 어려운 십자가는 ‘자기’라고 하는 십자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 십자가는 내 안에 서있는 십자가이고, 그 십자가를 메고 가는 길은, 넘어지고, 쓰러지고, 열등감과 자괴감에 몸부림치며 신음하는 나를 메고 가는 길입니다. 그래서 십자가는 내가 나를 만나는 길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예수님의 말씀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무리와 제자들을 불러 이르시되 아무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막8:34)

어제부터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가 시작되었고, 내일부터 고난주간이 시작됩니다.
이번 고난 주간에는 우리 모두가, 자기를 만나는 축복을 경험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김해길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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