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비상

영어에 재미있는 단어가 있습니다. ordinary(일상)라는 단어와 extraordinary(비상) 라는 단어입니다. ‘일상’이라 함은, ‘보통의’, ‘평범한’ 이란 뜻입니다. 반대로 ‘비상’은 ‘보통이 아닌’, ‘평범하지 않은’, ‘특별한’이란 뜻이지요.

그런데, 신앙생활에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과 만나는 경험을 비상한 것으로만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만나는 경험은 비상한 경험이 아니라, 일상적인 것이 되어야합니다. 왜냐하면, 일상은 평소 우리 주변에서 늘 있는 것들이고, 비상은 일생에 몇 번 안되는 지극히 특별한 일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일상에서 주님을 만나지 못한다면, 우리의 신앙이 정말 무기력하고 무미건조해 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모세는 불붙은 떨기나무를 보고 하나님을 만나는 비상한 체험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비상한 체험은, 그의 지극히 일상적인 생활속에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그날도 모세는 항상 가던 호렙 산에 올랐고, 늘 하던 대로 그곳에서 양을 치고 있었습니다. 떨기나무도 광야에서 매일 보던 흔한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거룩한 땅이라고 말씀하셨던 그 땅 또한, 모세가 수도 없이 밟고 다니던 평번한 땅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날 모세는, 가장 평범한 세팅 속에서 가장 비범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는 일상 속에서 비상을 체험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비상한 일과 비상한 자리를 쫓아 다니는 것이 아니라, 가장 평범하고 가장 일상적인 것들 속에서 비상을 경험하는 일입니다.
우리가 매일 밟는 그 땅이 하나님이 서 계신 거룩한 땅입니다. 바람이 불고 눈이 오고 계절의 변화가 있음이 바로 하나님의 역사입니다. 떨기나무 못지않게 따뜻한 햇볕, 꽃, 나무, 돌들을 통해서도 하나님은 자신을 계시하십니다. 차 안에서도, 자녀들과 식사하고 대화하는 가운데서도, 친구들과 요란하게 웃고 떠드는 자리에서도, 부부끼리의 사소한 다툼과 냉전 속에서도 우리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아니, 만나야 합니다. 강한 바람, 지진, 불 가운데서 뿐 아니라 세미한 음성 속에서도 우리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사순절이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한 주만 더 지나면, 이제 고난 주간이 시작되고, 고난 주간이 끝나면 벌써 부활절이 됩니다. 얼마 남지 않은 사순절 기간에, 우리의 일상을 거룩하게 함으로, 그 평범한 것을 비범한 것으로 바꾸는 믿음의 실력을 발휘해보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번 주 목장모임에서 나눌 것이 생겼네요. 우리의 평범하고 지루하기까지 한 일상을, 어떻게 비범하고 특별한 것으로 만들어 내었는지, 우리의 믿음의 실력들을 자랑해보면 어떨까요?
물론 실패담도 늘 은혜가 됩니다.^^

– 김해길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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