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와 고다이라

이번 평창 올림픽은 여러가지 면에서 대단히 성공적이었다고 합니다. 흥행면에서도 그렇고,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 북미대화의 길이 열리고 있다는 점도 그렇고, 한국의 높은 기술수준을 전세계에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도 상당한 성공을 거둔 것이 틀림없어 보입니다. 개막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모두가 걱정했던 이번 동계올림픽을 성공으로 이끈 대한민국이 자랑스럽습니다.

이번 올림픽에는 유난이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많았지만, 저는 그중에서도, 은메달을 딴 이상화선수가 특별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상화선수는 이미, 2010년 밴쿠버와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여자 500m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입니다. 같은 종목에서 두 번의 금메달을 딴 것만으로도 이미 대단한 업적을 이루었습니다. 그것도 평소에는 사람들이 거의 관심을 갖지 않는 비인기 종목에서 말이죠. 그런데도, 이상화선수는 세번째 올림픽에 도전하기 위해서 지난 4년간 혹독한 훈련을 이겨냈고, 29세의 나이에 은메달을 획득한 것입니다.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그리고 역대 세번째로, 세 번의 올림픽에서 연속으로 메달을 획득하게 된 것입니다.

이상화 선수 만큼 인상적인 선수가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 선수였습니다. 그녀는 늘 이상화 선수의 그늘에 가려 있었습니다. 이상화선수가 금메달을 땄던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는
12위를 했고, 2014 소치에서는 5위에 그쳤습니다.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신체조건이 뛰어난 서양사람들과의 경쟁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미 그녀는 대단한 성과를 거둔 훌룡한 선수였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소치올림픽이 끝나자, 28살의 나이로, 은퇴 대신에 스피드스케이팅의 최강국인 네덜란드 유학을 떠나, 그곳에서 네덜란드의 선진 기술을 배웁니다. 그리고 32살의 나이에 마침내 금메달을 획득하게 된 것입니다. 고다이라는 지난 두 시즌 동안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완벽한 최강자로 우뚝 섰습니다. 2016-2017시즌부터 국제무대에서 단 한 차례도 정상을 내어주지 않았고 총 15회의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세계선수권대회 마저도 제패했을 뿐 아니라, 1,000m에서도 세계기록을 세우는 기염을 토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금메달과 이상화 선수의 은메달이 확정된 후, 그녀는 이상화 선수에게 다가가 껴안으며 한국말로 “이상화 잘했어. 당신을 존경합니다”고 말했고, 이상화는 “이렇게 해내는 당신이 대단하다”고 화답했다고 합니다. 정상에 오른 두 사람의 우정과 서로에 대한 고마움을 엿볼 수 있는 따뜻한 대화였습니다.

다른 사람을 섬기는 일, 영혼을 구원하는 일은,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만큼이나 ‘비인기종목’ 입니다. 거기에는 남들이 모르는 수많은 눈물과 땀이 있어야하고, 희생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영혼을 구원하는 일은, 이 세상에서는 비인기종목일지 몰라도, 하나님에게는 최고의 가치를 갖는 가장 소중한 일입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소원이기 때문입니다.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서로에 대한 격려와 존경이 필요합니다. 이상화, 고다이라처럼 말이죠. 세상에서는 ‘비인기종목’이기 때문에, 자꾸만 사람들의 평가나 반응에 연연하지 말고, 모든 것들의 최종 판단을 내리시는 분, 하나님을 바라보며 달려가야겠습니다.

– 김해길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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