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은 배터리 충전 기간이다.

(2018년 2월 18일)

한 동안 비젼(vision)이라는 말이 유행했었습니다. 그래서, 일반 회사뿐만 아니라, 교회에서도‘사명 선언문 (Vision Statement)’를 만들어야 한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교회가 무엇을 위해서 존재하며,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지를 모든 구성원들에게 알리고 그 비젼을 공유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입니다. 성경에서도, “묵시가(Vision) 없으면 백성이 방자히 행한다(the people perish (KJV))”(잠29:18)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교회가 비젼이 뚜렷하다는 점이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우리는, 믿지 않는 영혼들을 구원하고, 구원받은 이들이 제자가 되어가는 일에 힘을 쏟는 교회입니다. 그래서 성도님들은 전도하는 일에 힘쓰고, 섬김과 훈련을 통해서 제자가 되어가야 합니다. 지금은 이 두가지 모두 부족하다고 느껴지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 교회가 그러한 방향을 향해서 함께 마음을 모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비젼만 가지고는 사람이 잘 움직이지 않는 것을 자주 경험합니다. 경영학 서적이나 리더십 서적들을 보면, 비젼만 심어주면 사람은 자동적으로 움직인다고 하는데, 실상은 별로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오히려 사람들은, 잘못된 방향이라도, 혹은 별다른 방향이 없어도, 아는 사람, 친한 사람에게 이끌려 움직이는 것을 봅니다. 그러고 보면, 사람은 방향만 가지고는 선뜻 길을 나서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 길을 걸어갈 수 있는 힘이 공급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사랑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음이 맞으면 힘들어도 일어나고, 서로 사랑하고 좋아하게 되면 머뭇거리다가도 뜻을 정하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최종적인, 그리고 결정적인 동력은 ‘사랑’ 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젼은‘이렇게 되어야한다’는, 일종의‘당위’이고‘명령’입니다. 그러나, 사람이 당위와 명령만 가지고는 움직이지 않는 것입니다. 마음이 동해야 합니다. 가슴이 뛰어야 합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사랑입니다. 하나님은 이 땅의 교회들에게 비젼을 주셨습니다. 모든 영혼이 구원을 받으며 하나님을 아는데 까지 이르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궁극적인 목적을 향해 나아갈 힘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저는 그 힘이 나오는 발전소(power house)가 바로 십자가라고 믿습니다. 어떤 면에서,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수님의 명령에 반응한 것이 아니고, 그분의 이해할 수 없는 깊은 사랑, 곧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에 반응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나를 위해서 죽으신 그분의 사랑을 생각하며 뭔가를 하고 싶은데 그것이 무엇인가? 바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셨던 명령인 것입니다.

저는 우리 교회가 뚜렷한 비젼을 가진 교회라는 것이 자랑스럽고 감사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 일을 이루어내는 힘은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곧 십자가의 능력입니다. 그래서, 이 사순절 기간에,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 십자가의 사랑을 느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생각합니다. 그분의 사랑은 나를 움직일 것이요, 변화시키실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순절의 기간은, 내 안에 방전되어버린 배터리를 충전시키는 기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 김해길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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