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밀함과 친구되기

우리 노회에서는 3년에 한번씩 Healthy Boundary라고 하는 세미나를 목회자
들이 받도록 정해놓고 있습니다. Healthy Boundary라고 하면, 대략 건강한 목회
를 위해서 가져야 할 경계선 정도로 이해할 수 있는데, 목회자가 건강한 목회를
위해서는 성도님들과 반드시 건강한 경계선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경계선(boundary)이라는 것은 오히려 관계를 풍성하게 해주는 축복이 아닌
가 싶습니다. 실제로, 경계선이 모호해질 때 많은 문제와 혼란이 생겨나는 것 같
습니다. 그러니, 건강한 경계선을 잘 정해놓는 것이 목회와 신앙생활을 오래오래
건강하게 잘 하는 비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친근함(friendliness)’과 ‘친구가 되는 것(friendship)’ 사이의 의미를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어떤 분은, 목회자는 성도들을 친근함으로 대할 수는 있지
만, 절대로 친구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반면에 어떤 분은 목회자와 성도
사이에 단순한 친근함 이상의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양쪽의 입장이
다 이해가 됩니다. 예를 들어서, 제가 식탁에 앉으면 제 주위에는 사람들이 잘 앉
지 않습니다. 저를 싫어해서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우리 성도님들이 저를 참으로
사랑해 주시는 것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뭔가 격의 없이 편히 앉아서 밥을
먹기에는 불편함이 있나 봅니다. 이해합니다. 반면에, 어떤 분은 저와 격의 없이
대화해주시고 다가오십니다.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저는 교회 안에 친구가 없어도 별 어려움이 없습니다. 성격상 그런게 별로 문제가
안됩니다. 게다가 저에게는 매주 함께 운동하는 친구목사님들이 있고, 매달 함께
공부하는 북클럽 동료 목사님들이 있습니다. 반면에, 제 아내는 외부에서 만나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아내에게는 교회에서 맺는 관계가 제일 중요하고
거의 유일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자신에게 목장이 없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고
종종 하소연합니다. 누구에게나 친구는 필요한 법인데, 삶을 나누고 마음에 있는
것을 편히 나눌 수 있는 목장식구가 없으니 답답하기도 할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사모이기 때문에 생겨나는 숙명적인 결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목회자들
은 성도님들이 존경해 주고 눈에 보이는 사랑을 표시해 주시지만, 목회자 아내의
경우는, 일은 더 많이 하면서도 별로 칭찬받는 일이 없고, 어쩌다 부족한 부분이
보이면 눈에 확 들어오기 때문에 참 어려운 입장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 우리 성도님들께서는 특별히 제 아내와 스티븐전도사님의 아내되시는
박선영 사모님에게 더 많은 칭찬과 사랑을 베풀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사모가
살아야 목사가 살고, 목사가 살아야 교회가 살지 않겠습니까?^^
‘친근함’과 ‘친구’의 문제를 생각하면서 예수님을 생각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
의 친구가 되어주셨고, 죄인들의 친구이기도 하셨습니다. 그러나, 어누 누구도
예수님을 함부로 할 수는 없었습니다. 저도 그런 예수님을 닮고 싶습니다. 성도님
들의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성도님들과 마음을 나누는 진실한 우정을 갖고 싶습
니다. 그러면서도 존중받고 사랑받는 목회자가 되고 싶습니다. 지금은 어림도
없지만, 제가 점점 더 예수님을 닮아가면 조금씩 조금씩 더 가능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은 친교시간에 저와 제 아내 옆에 앉아서 함께 식사하고 이야기해
주시는 분들이 더 많으면 좋겠습니다. ^^ 김해길 목사 드림.

Categories: 목사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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