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가 정신 못 차리니 성도들이 고생한다

이번 리더쉽 컨퍼런스는 저에게 상당한 울림이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지난주
에 목회 반성문을 썼는데, 이번 주에도 계속해서 저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하게 하
십니다. 돌아보면서 자꾸만 드는 생각은, 그 동안 제가 꾸었던 교회에 대한 꿈이
많이 흐려졌구나 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자꾸 이런 생각이 듭니다.
지난 5년 동안 여기 와서 난 도대체 무엇을 한 거지?
그 동안 상당히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교회 건물 문제에 쏟아 부었던 것 같습니
다. 그나마, 이제 다음 주면 은행융자문제가 마무리되고, 다음 달이면 리스문제도
마무리되고, 아동부와 중고등부 예배실도 완성될 것 같아서 천만다행이다 싶습니
다. 또 한가지는, 어느새인가 소위 말하는 ‘교인관리’가 제 사역의 중심이 된 것 같
습니다. 보통 한 주에 10번 정도의 심방을 하는 것 같은데, 그런데도 여전히 심방
은 모자라는 느낌입니다. 건물문제는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현안 문제였고, 교인
들을 돌보고 심방하는 것은 보람도 있고, 또 필요한 일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하는
동안 목사로서 가장 중요한 일들을 소홀히 해 오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렇게 당장 앞에 있는 일에만 몰두하다보니, 교회의 앞날을 생각하면서 장기적
인 계획을 세우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교회의 지도자들을 건강하게 세워나가고,
목자목녀들을 훈련시키고, 당회원들을 격려하고, 성경공부와 말씀, 기도에 힘을
쏟아야 하는데, 그런 중요한 일들을 하지 못하고 다른 긴급한 일들에 시간과 에너
지를 쏟아 붓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는 사이, 목장들은 점점 느슨해져가고, 새롭
게 시도해 본 전도회 모임도 차츰 흐지부지되어 가는 느낌입니다. 물론 열심히
하는 목장들과 전도회가 있어서 위로가 되지만 교회 전반적으로 보면 확실히 약
해져 있습니다. 그러는 동안 우리 교회의 독특한 매력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에는 교회의 교회 다움을 회복하고자 하는 열망 때문에 그리고 우리
가 영혼구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힘은 들어도 성도님들이 보람과
자부심을 느꼈었는데, 요즘에는 그냥 한 주 한 주 지나가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담임목사가 정신을 못 차려서 생기는 일입니다. 목사가 정신을 못 차려서 성도님
들이 고생하신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정신 바짝 차리고 성도님들이 목장 사
역에 집중 할 수 있도록 하나하나 엉클어진 것들을 바로 잡아가려고 합니다.
몇몇분들에게 사역이 편중되어서 지치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교회 안에서
비효율적 이거나 비합리적인 부분들을 고쳐나가겠습니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에
는 그 앞뒤 사정을 설명하면서 합리적으로 일을 처리해가겠습니다. 그래서 우리
성도님들이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신앙생활 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성도님들의
교회에 대한 자부심과 보람이 커지도록 힘쓰겠습니다.
가만히 돌아보면 제가 뭔가에 씌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교회건물과 은행융자
때문에 재정적인 압박이 많았나 봅니다. 그러다 보니, 교회가 커져야 한다는 부담
이 생기고, 결국 자꾸만 사람 눈치 보는 변변치 못한 목사가 된 것 같습니다. 이제
라도 하나님 앞에서 회개하면서, 성도님들에게 약속드립니다.
사람눈치 보지 않는 목사가 되겠습니다. 양적성장에 목을 메는 못난 짓 하지 않겠
습니다. 그저, 주님이 기뻐하시는 교회가 되는 일과 주님이 기특하게 여기시는
목사가 되는 일에 목을 메겠습니다.

김해길 목사

Categories: 목사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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