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아버지
이문조, 시인

아버지는 아무리 힘이 들어도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당연히 힘들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아파도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당연히 아프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돈이 없어도 돈 없다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항상 돈이 많은 줄 알았습니다
이제
내가 아버지 되어보니
우람한 느티나무처럼
든든하고 크게만 보였던
아버지
그 아버지도
힘들 때가 있다는 것을
아플 때가 있다는 것을
돈 없을 때도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가장이니까
가족들이 힘들어할 까봐
가족들이 실망할 까봐
힘들어도 아파도
돈 없어도
말을 못했을 뿐이었습니다

오늘은 어버이 주일입니다. Mother’s day이기도 합니다. 어머니도, 아버지도 힘들면서 힘들다고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훔치며 등에서 흐르는 땀을 감추며 우리의 부모님들은 우리를 그렇게 키우셨습니다. 오늘은 말 없이 우리를 사랑으로 돌봐주신 아버지와 어머니께 말없이 안아드리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김해길 목사

Categories: 목사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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